2009년 08월 13일
nothing compares 2U.
2007 F/W 였던가, 지긋지긋한 시즌을 끝내고 2달동안 휴가를 받은적이 있었다.
석 달 가까운 시간, 일주일씩 통째로 철야를 하던 그 해 그 시즌, 내가 대체 여기서 무얼 하고있는지도 모르겠고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지치고 너덜너덜, 딱 부서져 가루가 되어버리겠다싶어 전부 다 놓고만 싶었더랬다.
이것만 끝내면...이것만 끝내면...휴가를 내고 가능하면 최대한 멀리 떠나자. 그 생각하나로 버텼던 지옥같던 그 시즌.
제대로 된 짐 하나 없이 마음만 급히 떠났던 스위스에 도착했을때, 아...나는 정말이지 딱 죽고싶을만큼 행복했었다.
아무도 나란사람을 알지못하는 이 곳에서, 가진 돈 탈탈 털때까지 짱박혀있을 생각에 미치도록 홀가분해했던 기억.
디자인은 이제 너무 지긋지긋해. 다른걸 하자. 다른 먹고 살만한 일이 분명히 있을거야. 찾자. 다른거 하자. 이제 신물나.
그런데, 딱 2주더라. 아니 1주였던가. 거리가 온통 타이포그래피인 그 동네 간지탓일까. 딱 2주 지나니 그리워지더라.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그 일. 내가 잘 하는 유일한 그 일. 모든것을 걸고 기꺼이 달려왔던 내 프로젝트. 내 자리.
일정에 치여, 사람에 치여 그 죽을고생을 하면서도, 죽어라고 붙잡고 있을 수 밖에 없었던 내 '일' 말이다.
허름한 거리, 골목들, 벽에 아무렇게나 붙은 찌라시 하나까지도 온통 영감의 원천이었던 그 곳에서의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결국 내 머리속은 하나, 다음 시즌 컨셉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했다. 돌아가 할 수 있는 내 '일'이 있다는 것에.
평생....가져가야 할 내 길, 내 존재의 이유. 
안다.
긴 시간, 아니 지금 이 순간에 조차. 나따위는 가늠할 수 없을정도로 뼛 속 깊이 인내하고 감내해왔음을.
헤아릴 수도 없이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며, 바닥까지 지치고 아프고 서러웠을것을 감히 이해한다.
몸도 마음도 지쳐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지도 분간이 안갈때의 그 절망이 얼마나 처절한지도 안다.
그래서 두렵다. 편협하지 않은 그의 성정에...한 순간 툭-하고 모든것을 놔 버릴까봐.
언젠가 얘기했던것처럼 미련없이 훌쩍 떠나 버릴까봐.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차라리 숨어버릴까봐.
다시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될까봐, 그가 다시 노래를 하고싶어지지 않게 될까봐.
할수만 있다면 내 시간이라도 나눠 주고싶었다.
쉬어야할 타이밍을 이미 오래전에 놓쳐, 다 닳아 없어지기전에.
준수야. 준수............
그가, 노래하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길 바란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해 할 수많은 팬들을 위해서도 아니고, 그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아니고
다른 그 어떤 것 때문도 아닌..
그를 위해서.
이제 '진짜 그의 길'을 걸으며, '진짜 그의 노래'를 할 '그'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
시간은 항상 너의 편임을, 잊지마라 준수야.
+ 사진출처 : Joymars님.
# by | 2009/08/13 03:58 | xiah, ma boy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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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잘것 없는 블로그...마음으로 그리 아껴주셨다니 일단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이렇게 인사할수있게되서 반갑구요^_^
전 요즘 먹고살기 바쁘단 이유로 거의 '팬질'을 하고 있지못하답니다. 불매운동도 모르고 있었어서 라이브앨범이며
디비디며다 사버렸는데..라이브앨범은 너무너무 즐겁게 듣고있는데, 디비디는 착잡하고...뭐 그랬어요.
최근에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지...정말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저 되게 나쁜 팬이죠.
이제 어디가서 팬이라 말도 못 꺼낼거같애요. 자신이 없어집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떨리고 하루하루 즐겁던 팬질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
하지만 지치는 그 마음. 어떤건지 알아요. 아주 오래전 한번 겪었던 일이기도 하고..정작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는
사실은 마음을 끊임없이 지치게하죠. 생각해보니 전 그런것같애요. 또 그 상처를 받는다는것이 두렵습니다. 아주 솔직히요.
c님 말씀대로 전생에 무슨 죄를 많이지었을까요. 전......^_^
지금 상황에서 팬이란 이름으로 더 뭘 어떻게 할 수는 없을것 같아요. 그들의 몫이죠, 준수의 몫이고.
그 누구보다 지쳤을 그들에게 마음으로나마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하겠어요. 그저.
옆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위로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단 말씀. 팬이랍시고 떠들었던 제 마음 다시한번
돌아보았답니다. c님 그 마음...다섯 멤버, 그리고 우리 준수...꼭 알거라 믿어요. 우리 조금만 더 힘내요!
생각이 깊어지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어진다고 해요. 아주 조금만 차갑게...준수도, 동방신기도 그렇지만
c님도...너무 힘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좋은 소식...들려오길 바라구요. 곧 다 지나갈겁니다. 곧.
그리고, 우린 늘 그랬듯이 준수를...그 녀석을...믿어야겠죠. 그럼요!!!!!
부족한 글...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든 편하게 들러주세요. 또 뵈어요 c님^_^
너무 깊게 생각 안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깊어지면,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어요. 전 그렇답니다.
불안해하면서도, 겁이나면서도....그 녀석을 믿어요. 그래서 더 마음이 아리네요.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군요.
ㅅ님. 준수만큼이나 ㅅ님도 걱정이 됩니다. 조금만 더 기운내요. 우리 다같이.
그 맘, 언제나 다섯의 편에서 그 맘, 모두 다 알거라 믿어요. 다 알고 있을겁니다. ㄹ님 말씀 저까지 위로를 받습니다^_^
하필 제 삶이 너무 피폐한것도 있지만...전 사실 그래요. 상처로 남는것은 두렵습니다. 그로인해 행복했던 그 모든 기억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