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타마 : 시아준수의 絶頂.




















그 날 밤 공연장을 빠져나와 일행과 만나기로 한 곳에서 멀찌기 떨어져 홀로 바라보던 야경을 잊을수가 없다. 이 먼 곳까지 찾아와 내가 확인하려던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낯설기만 한 하늘을 바라보며 무대 위의 그를 떠올렸다. 나는 대체 무얼 바라고 이 곳까지 꾸역꾸역 찾아왔을까. 잠시 후 같은 공연을 보고 나올 일행들에게 나는 어떤 얼굴을 해야할까. 많은 생각이 오갔다. 그 어떤 공연장과 비교할 수 없이 최고였던 음향, 나무랄데 없이 최적화된 무대,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던 세션...그리고 작은 의자에 몸을 기댄채 조명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했을지언정, 완벽 그 자체였던 시아준수.

그 날 그가 내었던 소리는 내가 들었던 중 최고의 소리였다. 부상으로 인해 춤을 배제한 그는 무대위에서 정말이지 신이 들린듯 노래했고, 악에 바치듯 내 가슴을 쳤다. 다음 날 공연을 비롯한 이 후 그 어떤 공연에서도 2009년 5월 9일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들었던 그 소리보다 더 완벽한 피치는 없을거라 확신한다. 그 날 그는 그야말로 퍼펙트. 그 이상 이었으므로.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그 날 3만 7천여 관객앞에서 보여주었던 토호신기 다섯명의 무대는, 앞선 그들의 어떤 무대보다 졸렬한 실패작이었으며, 전 날까지 양국을 오가며 뒤엉킨 스케줄에 관한 것은 그날의 그 수많은 관객들에겐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네 멤버들 중 누구하나 제대로 된 소리를 내지 못했으며, 군무에서의 대형은 커녕, 기본적인 안무조차 맞지 않았다. 최악의 '미로틱'이었고, 최악의 '도시테'였고, 최악의 '볼레로'였다. 10일 공연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키스자베비스카이'는 최고의 음향이 민망할 정도로 가성과 삑사리의 향연이었으며, 이제 두 달 후면 돔에 서게 될 토호신기의 공연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정도의 졸작중에 졸작이었다. 그들은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컨디션 관리를 했어야 했다. 그게 프로의 자세이며, 그 자리에 모인 3만 7천여 관객에 대한 예의였다. 시아준수를 포함한 토호신기 모두의 책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상처로 남았다.

그의 팬이 되고 첫 공연을 사이타마로 오게 된 일행 중 한 분께 어떤 얼굴을 해야할지 막막했다. 저기 우리가 만나기로 했던 곳에 그 분들이 보였고, 발길을 돌리며 애써 태연한척 웃음을 지었다. "잘 봤어? 준수 최고였지!" 웃으며 얘기를 건네자 눈을 마주치고는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곤 셋 다 한참동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차라리...차라리 '최고의 시아준수'가 아니었다면 조금 더 나았을까. 그랬다면...그 날 도저히 말로 표현해 낼수 없는 그 형체조차 알길 없었던 패배감이 조금 덜할 수 있었을까. 호텔로 돌아와 날이 새도록 맥주캔을 기울이며 나누었던 수 많은 이야기들. 최고였으나 최고일 수 없었던 그와, 완벽했으나 완벽할 수 없었던 무대에 관한 한탄들. 오랜시간 가슴속에 넣어두어야만했던 그 뼈아픈 이야기들. 아침이 올때까지 진심으로 고민했다. 10일 공연을 가야할 것인가 말아야 할것인가.

투어에 참가 하기 직전 피력했듯, 시아준수의 팬으로서 나는 이번 4집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듣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트랙 리스트 중 그 어떤 곡도 시아준수의 보컬을 극대화시키지 못했다. 시도조차 없었다. 곡 선정에 있어 그는 핵심에서 벗어나 있었고, 앨범 곳곳에서 그의 역량은 배제되었다. 그의 보컬만 놓고 봤을때 이번 4집은 전작에 비해 그 어떤 실험을 가하지도 변화를 꿰하지도 않았으며 증명해보이지도 못했다. 토호신기의 메인보컬로서 시아준수에게 바라는 점은 단 하나. 매 앨범을 거듭할 수록 어떤 방향으로든 성장하는 그를 보는 것. 곡의 분배나 파트따위는 그 나중 문제인것이다. 나는 그의 행보가 루즈하지 않길 바란다. 지금이 현재 일본 내 토호신기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중요한 타이밍이건 나발이건, 적어도 메인보컬을 위한 총알 하나는 남겨뒀어야 했다. 지극히 이기적인 개인팬의 교만이라 비난해도 좋다. 상관없다. 그에게 있어 조금도 어려울것 없었을 이번 4집. 그 어떤 곡도 맘에 찰리 없었다. 원래 하던대로 하는 시아준수는 의미가 없었다. 그는 더 치열해야 했다. 그 누구보다 갈 길이 먼 그였기에.

그런 내게 첫 곡 'Secret Game'에서 그의 등장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앞으로 오랫동안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을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모습으로 스크린 밖으로 걸어나와 'We get it baby it you wanna trap in T' 를 부르기 시작했을때 숨을 죽인채 전율했다. 봐라, 첫 등장만으로 나약하고 답잖은 내 우려를 한 순간에 밟아준 것이다. 다른 소리를 내고 있었다. 분명히 다른 목소리였다. 그 압도적인 등장에 숨이 멈추고, 차라리 웃음이 터져나왔다.

시아준수, 그는 이미 스스로 해답을 갖고 무대위에 선 것이다.








be continue.















사이타마 이후, 끝을 알수없는-_- PT일정과 주말 워크샵까지 치루고(...) 더 늦어지고 싶지않아 나누어 올립니다.
요즘 매일매일 출퇴근시간마다 그 날 녹음해온 음성을 쉼없이 듣습니다. 실제로 제가 듣고 온것과는 비교가 되지않는것이지만
그 날 그가 내 주었던 최고의 소리를 잊지 않으려. 단 하나도 빠짐없이 남겨놓으려.

혹시라도 기다리셨던 분들...죄송하단 말씀 전합니다. 너무 늦지 않게...적어둘게요^_^




by 동감 | 2009/05/19 03:09 | xiah, ma boy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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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5/19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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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모름지기 at 2009/05/19 05:41
시아준수 그 자신에게 정말 최고이지만 최고일 수 없었던 공연. 그러나.. 나는 그 무언가를 보고 온 것 같다고 감히 확신합니다.
Commented at 2009/05/1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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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구름 at 2009/05/19 11:38
저는 시아소울에 올라온 사이타마 10일 공연 음성을 들었는데요. 어제도 친구에게 그런 말을 했네요. 정말 준수가 신나게 노래를 부르더라구요. 마이데스티니같은 애절한 노래도 그 노래만의 감성은 충만한 채로, 왠지 신나게, 맘껏 부른다는 느낌이 들 정도 였어요. 그리고 너무나도.. 잘 부르구요. 10분 남짓의 편집음성을 듣고 혼자서 박수를 쳤네요. 공연장이 아니고 음성만으로도 느껴졌어요. 역시 제 귀가 잘 못 들은게 아니었군요. 이전까지 얼마동안은, 준수가 지쳐보인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다행이란 생각도 드네요.
Commented at 2009/05/1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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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5/1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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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5/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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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시아와세 at 2009/05/19 20:08
제가 쓰면 그저 투정이고 이기적인 개인팬 이야기가 될 게 자명하기에 사이타마 9일 이야기는 접었어요. 언니 후기만 기다립니다. 그날 새벽에 복받쳐오르던 그 감정들은 앞으로 어떤 공연을 보게 되건간에 떨쳐내지 못할 것 같아요.
Commented by 굴탱이 at 2009/05/20 12:27
최고였으나 최고일 수 없었던 그와, 완벽했으나 완벽할 수 없었던 무대....
아프게 닿아오는 한 줄입니다. 와세님께 간략하게나마 얘기로 전해듣기는 했지만 그 때 그 자리에 있지 않고서야 완벽하게 공감할 수는 없겠죠. 그래도 우리들의 마음은 다 똑같을 거라며, 단지 같은 '샤퐈'라는 이름 하나로 그때 세 분의 심정이 어땠을지 감히 헤아려 봅니다.
10일 공연은 참 좋았다고 들은 것 같은데, 10일 공연후기도 기다릴게요. 요즘 A형 간염이다 어쩌다 뒤숭숭하잖아요. 많이 바쁘신 것 같은데 건강 유의하세요^_^

P.S. 열심히 스포를 피하고 있긴한데, 무진장 힘드네요. 특히나 주위에서 사이타마 후기를 조금 접하고 보니 돔까지 모든 스포를 피하자! 라는 결심이 조금씩 흔들리기도 하구요. 하지만 최고의 무대를, 최고의 소리를, 최고의 감동을 줄거라 의심치 않는 꿈의 '돔' 을 위해 아껴둘랍니다. 동감님도 돔에서 보다 더 큰 감동으로 준수를 만나실 수 있을거에요! 내 마음은 벌써 돔 한가운데로 슝슝슝~~ 히힛.
Commented at 2009/05/2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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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5/22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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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5/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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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6/1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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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달콤한여행 at 2009/06/10 21:23
안녕하세요
날짜와 시간을 보니 제가 남긴 글이 맞는거같아서 밑에 덧글 남겨요
제가 남긴 글이 맞는거죠?
아침에 날씨가 흐려서 그랬는지 기분이 우울해서 괜히 감상적이 되버리더라구요
너무 주저리 남기고 가는거같아서 확인을 해보려고 하는데 비공개로 쓴 글은 작성자 본인도 확인이 안되네요;;;
괜히 남의 블로그에와서 폐끼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요
혹시 실수한 부분이 있으면 그냥 스킵해주세요^^;;;
Commented at 2009/07/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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